한 줄 요약
- 뻔하고 진부하다고 말하기엔 너무 훈훈하다.
세 줄 요약
- 싱글 대디 짐은 살짝 문제 있는 딸 세 명과, 싱글맘 로렌은 살짝 문제 있는 아들 둘과 살고 있다.
- 짐과 로렌은 소개팅에서 만나지만 첫인상은 완전 엉망이다.
- 우연히 두 가족이 아프리카 여행에서 만나고 뻔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블렌디드
감독 : 플랭크 코라치
각본 : 클레어 세라, 이반 멘첼
주연 : 아담 샌들러, 드류 베리모어, 웬디 맥클렌던 커비,
조연 : 브랙스톤 베컴, 알리비아 알린 린드, 카일 레드 실버스타인, 제시카 로우, 샤킬 오닐, 테리 크루즈
장르 : 코미디
년도 : 2014
이 영화 참 기분이 묘해지는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있으면 너무 전형적이라 앞으로가 기대되지 않다가도 뭉클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왓챠 피디아식으로 표현하면 아담 샌들러의 연기가 별 하나 추가시켰다. 내용은 별 볼 일 없는데 주인공의 연기 때문에 감성이 자극되는 장면이 많다. 아담 샌들러가 연기하는 짐은 같은 일을 당해도 더 피해가 커보이는 인상 때문에 기쁠 때 같이 기쁘고 슬플 때 같이 슬프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 툭하고 나오는 개그 코드가 폭소를 유발한다. 피식이 아니라 푸하하 웃음이 나온다. 이런 면들이 이 영화를 생동감 넘치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블렌디드는 뻔하고 섬세하지 않은 영화다. 이 영화는 영화 역사 100년간 전형화된 로맨틱 코미디 공식을 따르고 이제 민감한 주제인 고정된 성관념을 강요한다. 이 공식을 지나치게 잘 지켜서 스포할 거리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다. 포스터만 봐도 내용이 머리에서 그려진다. 그리고 '아담 샌들러' 영화답게 영화 소재를 일반화시키고 또 그걸 희화화하는 과정이 위태롭다. 그 거대한 아프리카의 모습을 너무나 간단하게 과장된 음악과 배경으로 보여주고 여성은 긴 머리에 드레스를 입어야 아름다워진다는 장면을 보여줘서 평단은 불편함을 부르짖는다.
[로맨틱 코미디 공식 = 우연하지만 썩 즐겁지 않은 첫 만남, 의외의 모습을 보며 서서히 서로에게 호감을 느낌, 우연히 전애인의 개입으로 위기가 닥침, 결국 서로에 대한 진심을 깨닫고 위기 해소, 해피 엔딩]
이 영화는 아담 샌들러와 드류 베리모어의 세번째 협업작이다. 귀여운(?) 청년으로 나온 '첫 키스만 50번째', '웨딩 싱어'에 이어서 이제 중년의 아빠와 엄마로 등장하니 두 배우의 팬들에겐 기분이 이상해지는 영화였을 것이다. 두 배우의 케미는 전의 두 영화들로 이미 증명된 바가 있다. 특히 '첫 키스만 50번째'는 두 배우의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의 마스터 피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화의 내러티브가 살짝 안전빵을 지향하게 된 듯하다. 두 비싼 배우를 모시고 모험하기는 리스크가 클 것이다.
로맨틱 코미디 공식 특성상 아이들의 엄마이거나 아빠이면 살짝 이야기의 힘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특히 아이들과 세트로 아프리카에서 블렌디드 가족 여행(가족 구성원들이 친해질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으로 엮이는 것은 중년 커플에게 필수적인 조건이지만 공식의 두 번째 조건의 힘을 약하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깐깐한 프로 불편러들에겐 엉망인 영화로 보이고 아직 순수한 이들에겐 꿀잼 영화다. 물론 나는 굉장히 재밌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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