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리뷰
- 웃기고 귀여우면 모든 게 용서됩니다.
세줄 요약
-
라스(윌 퍼렐)와 시그리트(레이첼 맥아담스)는 아이슬란드의 무명 아티스트다.
-
두 주인공은 중년(50대로 추정)의 나이가 되도록 고향 마을에서 유로비전을 꿈꾸며 음악활동을 이어간다.
-
우여곡절 끝에 그들의 꿈의 무대인 유로비전에 참가하지만 계속해서 어려움이 닥쳐온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 파이어 사가
감독 : 데이빗 돕킨
각본 : 윌 페럴, 앤드류 스틸
제작 : Gary Sanchez Productions, 유럽 방송 연맹, Gloria Sanchez Productions
주연 : 레이첼 맥아담스, 윌 퍼렐, 피어스 브로스넌, 댄 스티븐스
조연 : 제이미 드메트리우, 데미 로바토, 오라푸르 다리올라프손, 나타샤 디미트리우, 요하네스 하우쿠르 요하네손, 비외르든 흘리뉘르 하랄손, 니나 도그 필리푸스도티르
유로비전은 전 세계에서 시청자 수가 가장 많은 TV쇼다. 유럽 전역 40여개국에서 약 2억명이 시청하는 상당한 규모의 행사다. 1956년 부터 매년 열리던 유서깊은 행사지만 COVID-19의 여파로 역사상 최초로 올해의 유로비전은 취소됐다. 제작사의 원래의 계획대로 유로비전의 시작과 영화 개봉을 동시에 하는 대신 영화만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했다. 그래도 유로비전의 팬들은 넷플릭스에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 파이어 사가'를 통해 유로비전을 간접 체험할 수 있게 됐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유로비전을 소개할 수 있어서 어느 한편으로는 다음 유로비전이 기대되기도 한다.
유로비전을 보면 유럽의 감성을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다. 매년 나오는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들을 보면 내가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매스미디어에 얼마나 길들여져 있는지 느껴진다. (참가자들의 외모나 음악 스타일들이 익숙하지 않다.) 유럽의 방송사들이 그런 자유분방함을 포용할 수 있다는 게 유럽의 감성이라고 부르짖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 영화는 그런 감성을 윌 퍼렐식의 코미디로 잘 표현해냈다. 윌 퍼렐이 이 영화에서 표현한 주인공의 무능력(50대가 되도록 수입 없이 유로비전에 도전)은 남들과 다름을 나타낸다. 모두의 웃음거리였지만 끊임없는 도전으로 공동체의 통합을 이뤄낸 주인공을 통해 유럽의 정신을 보여줬다.
윌 페럴 코미디의 공식은 무능력한 중년 남성이 순수한 매력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것이다. 이 영화의 주요 소재가 경연이라서 주인공의 무능력함은 도드라져 보인다. 그리고 여주인공과 시너지를 이뤄 순수한 매력은 배가 되니 이 영화는 윌 퍼렐 류 영화 중 최고라고 볼 수 있다. 거기다가 윌 퍼렐과 레이철 맥아담스 그리고 최근 유로비전 참가자들의 퍼포먼스는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윌 퍼렐이 노래 잘하는 것도 놀랍고 여기 나오는 음악들의 완성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이다.
윌 퍼렐식의 어이없게 웃기는 코미디의 팬이라면 이 영화를 안 좋아할 수가 없다. '앵커맨', '스탠바이 캅', '스텝 브라더스'에서 보여줬던 퍼포먼스를 잃지 않았으니 충분히 기대하고 봐도 된다. 그리고 레이첼 맥아담스는 밑도 끝도 없는 코미디를 처음 하지만 윌 퍼렐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캐릭터의 매력은 '어바웃 타임'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연상되지만 그것보다 훨씬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담는다. '라라 랜드'류의 음악 영화와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내용에서 감명을 받기는 힘들지만 순간의 감성과 유머를 즐길 수 있다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렌디드]뻔하고 진부하다고 말하기엔 너무 훈훈하다. (0) | 2020.09.04 |
---|---|
[조한]칼날 위를 뛰어다니는 아담 샐들러 (0) | 2020.09.02 |
[스펜서 컨피덴셜]마크 월버그물 영화 (0) | 2020.09.01 |
[트리플 프런티어] 미국의 Frontier 정신을 남미에 담으면? (0) | 2020.08.27 |
[언컷 젬스/Uncut Gems]오팔 원석 한 덩이로 꼬인 삶을 표현하다. (0) | 2020.08.21 |